[주님의 길] 막 11:7-10
오늘은 3월 넷째 주일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종려주일이고 이번 주간은 고난주간으로 지킵니다. 기독교에서 종려주일과 고난주간, 그리고 부활절은 무척 중요한 시간입니다. 온 인류를 구원하고자 이 땅에 오신 주님의 사역이 완성되는 시간들이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짊어지신 주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주님이 걸어가신 고난의 의미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히 오늘부터 시작되는 고난주간동안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경건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시고,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비밀과 참된 믿음에 대해 말씀으로, 행동으로 전해주시고 십자가를 짊어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주님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영했습니다. 그들은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우리를 구원하소서!’ 외치며 예수님 일행을 향해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지금 환호하는 저 군중들이 결국에는 주님을 모욕하고 침 뱉고 십자가에 못 박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주님 곁에 함께 하는 주님의 제자들도 주님을 배신하고 뿔뿔히 흩어지게 되리라는 사실도 주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배신하고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을 저 군중들까지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이 주님의 사명임을 주님은 또한 알고 계셨습니다. 한번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환호하는 군중들 속에서 주님은 홀로 마음 아파하시며, 비장한 마음으로 지금 예루살렘을 향해 오르고 계십니다. 주님이 가시는 그 길은 십자가의 고난이 기다리고 있으며 육신과 마음까지 상처받고 아파해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길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늘 아버지를 믿으며 믿음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물, 용기와 판단력을 통해 끝까지 하나님을 믿으며 하나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을 입성하실 때, 사람들이 주님을 환영하며, 호산나 찬양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단지 해결해 주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주님께서 만들어 주시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고, 지금보다 덜 힘든 삶을 그들에게 주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영혼을 살리시고, 하나님과 멀어졌던 그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하나님의 뜻을 믿고 따랐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아니어서 나중에는 주님을 욕하며 십자가에 못 박으라 외치는 모습이 되었지만, 주님은 그런 사람들의 뜻이 아닌, 세상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그 뜻을 믿었습니다. 육신의 고난이 있고,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는 고통이 있을지라도 끝까지 하나님을 믿고 의지했습니다. 사람의 뜻을 따르는 것이 더 쉬운 길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환호와 인기를 추구하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주님의 길은 믿음의 길이었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며 주님과 같은 이런 상황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더 어려워 보이고 힘들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사람들의 환호와 세상의 요구를 따라 사는 것이 더 좋아 보이고 쉬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고난을 기억하고 주님의 길에 함께 하고자 결단하는 성도가 되어서 주님처럼 하나님을 끝까지 믿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이 주신 용기와 판단력을 통해 주님의 길, 믿음의 길로 나아가는 성도가 되시길 바랍니다.
주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십자가를 향해 나아간 길은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길이었습니다. 주님은 온 인류를 구원시키고자 이 땅에 오셨습니다. 사람들은 죄로 인해 하나님과 멀어졌고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죄가 있는 사람들을 심판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고 구원받을 기회를 주십니다. 그것을 위해 주님이 이 땅에 오신 겁니다. 당시 구약의 전통에는 죄가 있는 사람은 양이나 소와 같은 동물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비록 제물로 바친 동물의 죽음이지만 그것을 통해 예전의 내가 죽고 새로운 사람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죄가 사라지고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마치 제물로 바쳐진 동물처럼, 모든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스스로 속죄제물이 되신 겁니다. 이것을 통해 주님의 거룩한 보혈을 믿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들에게 구원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겁니다. 이것이 주님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기에 주님은 고난이 있고 십자가가 기다리는 그 길로 나아가신 겁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그저 주님이 힘이 없어서,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기에 이런 고난을 당한다 생각했습니다. 주님을 환영하던 사람들은 그래서 주님을 조롱하고 멸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모든 것에 흔들리지 않고 구원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든 이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한 구원의 길이었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주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은 바로 우리를 향한 사랑의 길이라는 겁니다. 주님께서 육신의 고통, 마음의 고통까지 감당하시며 십자가를 짊어지신 것은 주님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그리고 온 인류를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모성애, 혹은 부모님의 사랑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는데 늑대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부모 늑대는 어린 새끼 늑대들을 먹이기 위해 멀리 까지 사냥을 나갑니다. 마침 겨울잠을 위해 체중을 늘려야 하는 곰의 먹이를 발견합니다. 겨울잠을 준비하며 한창 예민하고 위험한 곰들이었지만, 부모 늑대는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목숨을 내걸고 곰의 먹이를 빼앗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먹고 멀리 있는 새끼 늑대한테 까지 갑니다. 정확한 거리는 알 수 없지만 꽤 먼 거리를, 많은 시간이 걸려서 다시 새끼 늑대들과 만납니다. 그리고 자신이 먹은 음식을 새끼들을 먹이기 위해 토해냅니다. 새끼들은 그 음식을 먹으며 커 나갑니다. 그 영상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끼들을 위해 목숨을 내걸고 먹이를 구하는 것이나 새끼들 앞에서 음식을 토해내는 것이 깊은 사랑을 느끼게 했습니다. 영상에서는 소개하고 있지 않았지만, 먼 거리로 돌아오는 동안 음식이 소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감동을 주었습니다. 새끼들에게 토해낸 그 음식은 거의 처음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늑대나 다른 동물들이 새끼를 위해 헌신하는 것처럼, 자녀들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크고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부모의 사랑을 떠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부모의 사랑 그 이상으로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실천하고자 고난의 길로 향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모든 것을 바치신 주님을 통해 우리는 십자가의 깊은 사랑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주님의 선물, 위로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가신 길은 바로 사랑의 길이었습니다. 나와 모두를 사랑하시기에 죽음도 이겨내신 십자가의 길, 사랑의 길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또한 당신의 사랑을 받은 이들이 이 땅에서 그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마치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그들을 섬긴 것처럼, 주님의 길로 나아가는 모두가 이웃의 발을 씻겨주고 보듬어 주는 주님의 제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내가 주와 선생되어서 너희의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성도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와 여러분이 나아가는 길이 바로 주님의 길, 사랑의 길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종려주일을 시작으로 오늘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됩니다. 매 해마다 있는 하나의 절기가 아니라이번고난주간을통해주님의길을더욱묵상하며그크신사랑과은혜를깨닫는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스스로를 돌아보며 회개하고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모든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