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대화하기 1 / 마 15:21-28
오늘은 7월 마지막 주일입니다. 주님 앞에 겸손히 예배드리는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가 넘치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요즘에는 자주하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각 가정에서 예배를 드린 것도 벌써 넉 달이 넘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모일 날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빠른 시간 속에서 늘 믿음을 간직하고 신앙을 잃지 않는 모든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두 주에 걸쳐서 주님 바라보기, 주님 닮아가기 라는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나눴습니다. 신앙인이라면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을 닮아가는 모습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위해 주님과 대화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본문의 말씀을 통해 ‘주님과 대화하기’라는 제목으로 함께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오늘 본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5장 처음의 내용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과거 전통이나 계명을 지키지 않는다고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께 질문을 합니다. 사실 예수님도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신 일이 있기에 그들은 주님을 구약의 전통과 계명으로 공격합니다. 거기에 대해 주님께서는 어떤 계명도 그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과 내용이 중요함을 말씀해 주십니다. 다시 말해서, 잘못된 마음을 담아두고 정결에 관한 계명을 지키기 위해 손을 씻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깨끗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와 하나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계명에 의해 형식을 갖추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주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형식이 아름답고 잘 갖춰져 있지는 않지만, 그러나 그 본질과 내용을 통해 주님께 인정받은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것을 주님과의 대화, 기도의 차원으로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주님과의 대화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어떤 이들은 흔히 큰 교회, 가장 앞자리에 앉아 기도하면 기도가 잘 된다고 합니다. 혹은 파이프 오르간 반주를 들으며, 교회 앞에 걸려있는 큰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하면 왠지 응답받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과의 대화에 필요한 것은 그러한 형식이 아니라 내용입니다. 먼저,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잘 갖춰진 곳에서 기도하고, 아무리 좋은 분위기에서 기도를 하더라도 우리의 마음이 겸손하지 않다면, 내 속에 주님을 향한 겸손함이 사라졌다면, 주님과의 온전한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가나안 여인은 귀신들린 자신의 딸을 고치기 위해 주님 앞에 나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이방인을 위해 보내심을 받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여인의 믿음을 살펴보기 위하심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미 이방의 땅에서 많은 병자를 고쳐주시고 동등하게 그들에게 말씀을 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이러한 모습에 그 여인은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화를 낸 것도 아닙니다. 27절에 보면,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듯이 자신에게도 부스러기 은혜라도 허락해 달라고 합니다. 그 여인에게는 겸손함이 있었습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은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처음 주님 앞에 큰 소리로 고백하며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했던, 그 겸손함을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여인을 칭찬하시고 그의 소원을 들어주십니다. 그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겸손함에 있습니다. 주님이 바라보시고 기대하시는 것은 우리의 중심입니다. 이 여인은 당시 유대인들이 부정한 죄인으로 취급했던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성도 아닌 여성이었습니다. 어떤 잘 갖춰진 예배 형식이나 기도의 형식도 없습니다. 주님과 만난 장소도 단지 이방 땅의 길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 여인의 중심을 보셨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겸손함을 주님께서는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믿음을 칭찬하시며 그의 소원을 이루어주셨습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을 닮아가기 위해 우리는 주님과 대화해야 합니다. 기도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시고 우리가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면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결코 우리에게 위대한 형식이나 거룩한 장소를 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있는 그곳에서 주님은 대화하기를 원하십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께 기도한다면, 주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시고 우리와의 모든 대화를 이어가실 겁니다. 이번 한주동안 겸손히 주님 앞에 나아와 기도하고 묵상하며, 주님과 대화하는 모든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