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모습으로 / 창 1:27-31
오늘은 4월 마지막 주일입니다. 가정에서 예배 드리는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도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시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드시는 장면입니다. ‘본래의 모습으로’라는 제목으로 함께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며 사망자가 늘어나고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은 되지 않았지만, 경제와 생활 면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우리 모두는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코로나 사태로 세계가 정지된 지금, 사람을 제외한 자연과 환경에 있어서는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뉴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하늘에 떠다니는 비행기와 차량 통행량이 줄어들고, 각종 산업 폐기물과 쓰레기가 줄어들면서 공기와 물이 맑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마침 지난 수요일은 Earth Day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환경에 대해 더욱 생각해 보며, 사람들이 멈추니 지구가 살아나고 있다는 역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멕시코 해변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적이 뜸해지자 발광 프랑크톤이 멋진 야경을 뽐낸다는 기사와 사진도 보게 되었습니다. 맑은 하늘과 투명한 강물의 모습은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활과 온 인류의 시간을 잠시 멈추어 놓으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의 논리에 빠져서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을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에게 다시금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아끼고 가꾸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하나님은 일깨워 주십니다. 사람이 멈추니 자연이 살아나는 것을 우리에게 몸소 체험케 하십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이 만드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우리 모두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연과 환경의 문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우리는 국가의 본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됩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한국의 의료 체계와 발달된 기술, 그리고 성숙한 시민의식까지, 다른 나라들과 비교되는 모습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의 모습에 실망하고 국가의 본래 모습에 대해 질문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침몰하고 꽃다운 학생들의 죽음을 그저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 사건은 단순히 배타고 놀러 가던 사람들이 사고가 나서 생명을 잃는 사건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그 책임을 다 하지 못했다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리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조사하고 밝혀야 할 국가가 오히려 은폐하고 방해하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국가를 향해 많은 이들이 촛불을 들고 질문하고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 문제를 보상의 문제로, 비본질적인 사건들로 왜곡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나의 문제이고 내 자녀들의 문제이기에 아직 끝나지 않은 숙제를 국가가 책임 있게 하기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군사정권이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온 이들을 폭력집단이라 매도했지만, 자신을 희생하며 외쳤던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에 이른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모든 국가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섬기고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환경과 국가만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우리 모두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많은 이들이 사망한 것을 보며, 우리의 연약함과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잠시 멈추게 하신 하나님은 우리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십니다. 모래 위에 성을 쌓듯이 하나님을 떠나서 우리가 이루어가고 있는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성경 전체에서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결국에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성경 속 모든 인물들이 살던 시대와 상황은 지금과는 너무 다르지만, 그러나 그들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집을 떠나 방황하던 탕자가 본래의 집으로 돌아와서 본래의 모습을 찾듯이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우리 본연의 모습을 찾으라는 겁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각하고 깨달을 시간을 주셨습니다. 지금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향해 가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처음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시고 그들에게 기대하신 것처럼, 나를 만드시고 기대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깊이 생각하고 깨닫고 결단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주셨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시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코로나 사태는 단순히 우리에게 허락하신 재앙이 아닙니다. 이 시간들 속에는 하나님의 계획과 바램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간들을 통해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을 기억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아름다운 국가로, 그리고 아름다운 신앙인으로 돌아가고자 다짐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이 허락하신 이 모든 시간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