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을 품으라 / 빌 2:1-8
오늘도 주님 주시는 말씀의 은혜가 우리 모두와 함께 하기를 축원합니다. 기독교 신앙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바로 부활의 신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2,000여 년 전 이 땅에 오신 주님을 직접 만나고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주님을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믿고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전해주신 하나님나라에 대한 소망과 주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정의와 진리의 승리를 우리는 믿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친히 주님께서 우리를 주님의 사람으로 택하시고 어두움과 불의를 물리치는 진리의 빛이 되도록 세워주셨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시어 우리에게 보여주셨듯이, 그리스도인은 의의 최후 승리를 믿으며 주님의 도구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기독교신앙은 부활의 신앙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부활의 신앙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성도들과 주님은 함께 하십니다. 그들의 삶에 항상 동행하십니다. 부활절은 이미 지났지만, 우리가 계속해서 부활의 신앙을 간직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살아가며 주님의 부활을 믿고 부활의 신앙을 간직한다는 것은 내가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주님의 일을 행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주님의 고난 앞에서 흩어졌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경험하고 주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이적을 베풀었던 이유는 그들 속에 부활하신 주님이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주님의 일을 행하도록 주님께서 이끌어 주셨습니다. 주님은 당신의 제자뿐만 아니라 오늘 우리도 부활의 증인으로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우리가 주님의 일을 행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부활의 신앙을 간직하며 주님께 쓰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을 잠시 묵상해 보겠습니다.
빌립보서 2장5절의 말씀을 읽겠습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오늘 빌립보서 본문을 통해 사도바울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으라 권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활의 신앙을 간직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빌립보서는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쓴 편지입니다. 그런데 빌립보 교회는 바울이 처음으로 유럽에 세운 교회입니다. 한 번 생각을 해봅시다. 유럽에 복음이 전해지고 빌립보 지방에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교회가 세워집니다. 그곳에 모인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확신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모여 내 뜻이 아닌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용기와 믿음을 달라 기도했을 겁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에게 답을 주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의 말씀인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면 된다는 겁니다. 우리말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표현된 것이 대부분의 영어성경에는 마인드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Let this mind be in you, which was also in Christ Jesus: (KJV)’ 그러니까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는 것은 잠시 생겼다가 사라지는 마음이 아니라 내 생각과 행동을 이끄는 마인드라는 겁니다. 그리스도의 마인드를 갖으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마인드를 갖으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행동하고 예수님처럼 판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생각과 내 판단, 내 계획만으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마인드로 내 인생을 살라는 겁니다. 내 주변의 환경과 나에게 닥친 문제들까지도 주님의 마인드로 보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과 부활하신 주님은 함께 하십니다. 그들을 사용해서 주님의 일을 행하십니다.
후배 목사님으로부터 전해들은 소식을 잠시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1월에 8개월 된 후배 목사님의 아들이 화상을 입어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수술을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에 퇴원을 했고 드레싱 치료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직 어려서 화상으로 인해 입 주변에 장애가 올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마음 아프고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되었는데, 몇 주후에 또 연락이 왔습니다. 화상을 치료하며 찍었던 X-레이에서 발견된 증상으로 검사를 했는데 신경모종이라는 소아암이 발견되었답니다. 그래서 응급항암치료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 목사님의 아내는 둘째를 임신하고 9개월 만삭이어서 항암치료 후에도 아이와 접촉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마침 코로나 사태로 면회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소식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연락이 왔는데, 첫 번째 항암치료 후에 이제 두 번째 항암치료를 다음 주에 받고, 산모는 출산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그간의 과정들을 돌이켜 보면, 그 목사님과 가정이 겪었을 어려움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아직 돌도 안 된 아이가 화상을 입고, 암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받고, 만삭인 아내와 함께 참 많이 힘들고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에서 함께 기도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모든 것이 하나님이 넘어가라고 주시는 과정이라 믿고 낙심하기보다 감사하며 나아간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어리고 종양이 숨어있어서 증상이나 만져지는 것으로 알려면 말기가 되어야 알 수 있는 것을 화상을 통해 발견하고 치료하게 되어 감사하다 고백합니다. 화상으로 인한 장애도 없고 흉도 없어서 감사하고, 코로나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아픈 아이와 만삭인 아내를 돌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고백했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둘째의 이름은 그래서 축복이라 했습니다. 그 후배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님의 마음을 품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렵고, 힘들고, 아픈 상황에서도 견딜만한 시험을 주시는 주님을 믿고 기도하며 그 분과 함께 동행하는 모습에 저 역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계획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큰 시련을 통해 더욱 주님의 사람으로 빚으시고 주님 앞에 쓰임 받는 목자가 되리라 믿습니다. 갓 태어난 아이의 이름처럼, 그 가정에 주님의 복이 넘치기를 기도했습니다.
여러분, 부활의 고백은 계속 되어야 합니다. 특정한 날과 특정한 시간에만 살아계신 주님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허락하신 모든 시간과 상황 속에서 주님을 고백해야 합니다. 때론 힘들고 가슴 아픈 일들을 만나도, 부활하시고 살아계신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이겨 나가야 합니다. 우리에게 견딜만한 시험을 허락하시는 주님을 믿고, 삶의 모든 문제를 그 분께 맡기며 주님과 함께 해야 합니다. 내 속에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 가득 채워져서, 내 생각과 내 계획과 내 행동이 주님의 마음으로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