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을 맡겨라] 창13:9-13
오늘은 1월 셋째 주일입니다. 이번 한주간도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평안한 삶을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더욱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신앙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가는 길을 맡겨라’라는 제목으로 함께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우리의 인생을 종종 길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여러 갈래의 길 중에서 가야할 길을 선택하고 길 위를 걸어가며 때론 돌부리도 만나고 웅덩이도 만나고, 쉬어갈 곳을 발견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풍경도 만나는 것이 꼭 우리의 인생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길처럼, 우리의 인생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떤 삶을 살아갈지 전혀 알 수 없기에 불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2021년을 시작했지만, 올 한 해 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앞으로 1년의 시간을 내가 어떻게 보내게 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설레고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날들을 알 수 없어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아직 가보지 않은 인생의 길을 걸어가며 간직해야 할 마음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의 가는 길을 하나님께 맡기는 겁니다.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인도하시는 주님을 믿으며 2021년도 맡기며 살아가는 것, 이것이 모든 성도들에게 필요한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아브라함과 그의 조카 롯이 등장합니다. 아브라함과 롯이 함께 살아가며 그들의 종들에게서 다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에 아브라함이 롯과 떨어져 살아야겠다고 결정하며 서로 어디로 갈지를 정하는 장면이 오늘 본문입니다. 당시 사회적 통념상 연장자인 아브라함이 갈 곳을 정하고 롯에게 통보하면 될 것을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9절에 보면, 아브라함은 롯에게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우선권을 조카 롯에게 줍니다. 네가 오른 쪽으로 가든지 왼쪽으로 가든지 먼저 선택하면 나는 너와 반대 방향으로 가겠다는 겁니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자면 이상할 것이 없지만, 당시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것은 굉장히 잘못되고 이상한 겁니다. 당연히 연장자이고 족보가 높은 아브라함이 먼저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롯은 아무런 선택도 하지 못하고 그저 아브라함이 정해주는 곳으로 명령하면 가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왜 롯에게 우선권을 줬을까요? 그 이유는 아브라함은 무엇을 선택하든지 아무 상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느 곳을 향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그 가는 길을 하나님께 맡겼기 때문입니다. 그곳이 비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막이고 황무지라 해도 그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곳 역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으며 맡기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2장에서 하나님이 처음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고 그에게 고향을 떠나 어디든지 하나님이 이끄시는 곳으로 가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걸음 한 걸음 하나님이 이끄시는 곳으로 나아갑니다. 어디로 가는지, 무슨 일을 경험할지 알 수 없는 미래가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하나님께 가는 길을 맡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10절에 보면, 우선권을 얻은 롯은 눈을 들어 그가 갈만한 곳을 찾습니다. 물이 넉넉하고 좋아 보이는 땅을 정하고 그곳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러나 그가 향한 곳은 죄가 가득한 땅이었고 결국 하나님께 심판 받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가는 길을 맡겼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 속에 살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롯처럼 눈으로 잘 관찰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나의 모든 지식과 판단, 그리고 결정의 과정이 있기 전에 가는 길을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바른 이성과 판단력으로 우리의 인생길을 잘 결정해야 합니다. 순간순간의 문제 속에서 지혜롭게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 보다 우리에게 있어야 하는 것은 주님께 맡기는 믿음입니다. 가는 길을 맡기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에게 주신 모든 능력이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아무 생각이 없고 이성이나 능력이 없어서 하나님이 떠나라 할 때 떠나고 눈에 좋아 보이는 땅이 있는데도 롯과 다른 방향으로 간 것이 아닙니다. 그에게는 가는 길을 맡기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의 믿음처럼 그의 인생길을 맡아주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2021년을 시작하고 벌써 세 번째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2021년의 시간 속에서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물론 모두가 잘 계획하고 준비하고 살아가시겠지만, 그러나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입니다. 올 해를 살아가며 뜻하지 않은 일을 경험할 수도 있고, 어려움과 힘든 문제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소식과 행복한 일들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주님께 맡겨봅시다. 때론 내가 조심하고 잘 준비하고, 정확히 판단했어도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일이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예상치 못한 결과까지도 주님께 맡겨봅시다.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인도하시고, 나를 보호하시는 주님께 나의 인생길을 맡길 때, 반드시 그 분이 맡아주시고 책임져 주시리라 믿습니다. 주님께 가는 길을 맡기며 어디로 향하든, 무엇을 경험하든 믿음으로 나아갔던 아브라함처럼, 올 한 해를 주님께 맡기며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든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끝으로 ‘예수 늘 함께 하시네’ 찬양을 부르며 마치겠습니다.
-예수 늘 함께 하시네-
고단한 인생길 힘겨운 오늘도
예수 내 마음 아시네
지나간 아픔도 마주할 세상도
예수 내 마음 아시네
믿음의 눈 들어 주를 보리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주어진 내 삶의 시간속에
주의 뜻 알게하소서
하루를 살아도 기쁨으로 가리
예수 늘 함께하시네
후회도 염려도 온전히 맡기리
예수 늘 함께하시네
믿음의 눈 들어 주를 보리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주어진 내 삶의 시간속에
주의 뜻 알게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