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기다리며] 눅 2:8-14
오늘은 12월 첫 주일입니다. 특별히 교회력으로는 강림절 두 번째 주일입니다. 성탄절 전 네 번의 주일을 강림절로 지키고 있는데, 이 기간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 오신 주님을 기다리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이나 특정한 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삶 속에 찾아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며 만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2020년 이제 한 달 남은 이 기간을 주님과 함께 보내는 모두가 되시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시간 속에, 여러분의 가정 속에 찾아오시는 주님을 만나시기를 축원합니다.
12월이 되면, 상점과 식당, 그리고 라디오나 거리에서 캐롤송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하나의 절기가 아니라 이번 2020년 성탄을 준비하며 차분히 주님의 오심을 되새기는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렇다면,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에게는 어떤 믿음이 필요할까요? 첫 번째로, 주님이 우리에게 찾아오신 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 보면,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 천사가 나타나 주님의 오심을 전합니다. 10절에 보면, 천사는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 소식을 믿는 자들에게는 기쁘고 좋은 소식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에게는 예수님의 탄생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시고 모든 사역을 마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의 인생 속에 개입하시고 찾아오십니다. 때론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시고, 때론 내 마음을 꾸짖어 주시고 내 삶을 여러 모양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의 오심을 믿지 못한다면, 그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 가정에 일어나는 일들도, 내 삶 속에 일어나는 일들도 우리의 믿음이 없다면, 그저 우연이고 인간의 노력정도로 생각하며 아무 의미 없이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2020년 전에 찾아오신 주님께서 지금도 내 삶에 찾아오심을 믿는다면, 그 모든 것들은 나에게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번 성탄절을 준비하며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의 오심을 믿는 것입니다. 내 삶을 돌아보고, 올 한해를 돌아보며 수 없이 내가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다시금 되새겨 봅시다. 주님이 내게 찾아오신다는 것을 믿고 고백한다면, 그 모든 시간과 사건들 속에도 주님이 찾아오셨고 함께 하셨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눈이 내려서 백야드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하얗게 쌓인 눈에 발자국이 새겨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다람쥐나 청솔모가 다닌 흔적인 듯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람쥐와 청솔모가 백야드를 수 없이 많이 다녔는데 그 흔적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얗게 눈이 쌓이고 나니까 그들의 흔적이 보입니다. 우리의 믿음도 이런 것 같습니다. 주님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찾아오시고 우리의 삶을 인도해 주시는데 주님의 오심을 발견하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며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러나 주님이 내게 찾아오신다는 믿음이 있다면, 쌓여진 그 믿음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주님의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나온 날들이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들이었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에 내 마음을 붙잡아 주시고 어루만져 주신 주님이 계셨음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우울할 때도, 내가 힘이 들 때도, 그리고 생각에 잠겨 있을 때도 주님은 나에게 찾아오셨습니다. 다만 발견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을 뿐입니다. 복잡한 나의 생활과 내 주변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찾아오신다는 믿음에 집중한다면, 마치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처럼, 나를 찾아오신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지나온 많은 문제들 속에서 우리는 그저 힘들어만 하고 아쉬워하던 순간인줄 알았는데, 선명히 새겨진 주님을 발자국을 비로소 발견하게 됩니다. 나를 찾아오시고 나를 위로하신 주님을 깨닫게 됩니다.
이번 성탄을 준비하며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주님을 믿는 모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 믿음을 통해 지나온 모는 삶 속에, 시간 속에 찾아오신 주님을 깨닫고 고백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